한국 증시의 조정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 글로벌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다. 다만 단기 조정 압력은 적잖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고 성장주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여전하다.
7일 미국 증시가 노동절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 증시는 일제히 상승 전환했다. 유럽 대표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전일 대비 53.48포인트(1.64%) 오른 3314.07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의 DAX 지수는 전일 대비 257.62포인트(2.01%) 상승한 1만3100.28을 기록했고 영국 FTSE(2.39%), 프랑스 CAC(1.79%), 이탈리아 FTSE MIB(1.79%), 스페인 IBEX(1.3%) 등 유럽 대부분 국가의 증시가 강세를 나타냈다.
오는 10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처럼 중장기 저금리 기조를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4일 미국 증시가 낙폭을 크게 만회한 이후 시간외 시장에서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긍정적이다.
나스닥 지수는 고점 논란이 이어지면서 지난 3일 5% 가까이 하락했고 지난 4일에는 장중 최대 5.08%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내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이날 하락폭은 1.27%에 그쳤다.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500 지수 역시 이날 장중 3% 넘게 하락하다 장 막판 -0.8%로 낙폭을 줄였다.
현재 나스닥 100 선물은 전일 대비 0.7% 상승 중이고 S&P 500 선물과 다우존스 선물 역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에도 글로벌 증시의 긍정적 기운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15.97포인트(0.67%) 오른 2384.22를 기록했다. 지난주 미국 증시의 급격한 조정에도 삼성전자의 대규모 수주 소식과 개인 매수세 등에 힘입어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날 유럽 증시의 강세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특히 미국 시간외 선물도 유럽 증시 강세에 기대 안정을 찾는 경향을 보인 점도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단기 조정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최근 조정의 원인이 된 성장주들의 주가 부담과 부진한 경기 회복 속도 등의 문제들은 여전히 지속 중이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30년 동안 코스피 반등 국면은 총 10차례였다. 이중 올해 3월 이후 반등 속도가 가장 빨랐다. 반등 과정에서 조정폭도 그동안 반등 국면에서는 통상 10% 안팎의 조정이 나타났다면 이번 반등 국면에서는 5%에 불과했다.
12개월 예상 EPS(주당순이익)가 최근 10% 정도 반등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더 가파르다는 점도 부담이다. 외국인 순매도 추세도 이어지고 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1년까지 성장주 중심의 코스피 장기 상승 전망은 유지하나 단기 하락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성장주 대비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가치주로 시장 대응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